컬처&트렌드 [컬처 탐색] 인간을 묻고 미래를 그리다 -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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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79 / 26-04-23 글 김보배 사진 백동민본문
2026년 4월 4일, 김해에 하나의 새로운 문화 좌표가 생겼다. 김해종합운동장 안, 도시의 역동적인 일상과 맞닿은 자리에서 문을 연 김해시립 김영원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다. 인간과 시대 그리고 미래를 함께 사유하는 공공미술관을 지향한다. 미술관이 내세운 비전은 명확하다. 예술로 그리는 미래, 모두와 함께하는 미술관. 지금 곳곳에서 미술관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특정 장르나 지역 작가 중심의 공간이 아니라‘인간’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인간·다양성·포용, 세 가지 키워드로 설계된 미술관
김해시립 김영원미술관의 운영 방향은 세 가지 단어로 압축된다. 인간, 다양성, 포용. 이 개념들은 전시 주제뿐 아니라 건축과 공간 구성에도 깊이 반영되어 있다. 먼저 ‘인간’은 미술관의 출발점이다. 조각가 김영원의 작품 세계를 바탕으로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외형적 재현을 넘어 인간의 내면과 감정, 관계까지 포괄하는 질문이다.‘다양성’은 열린 공간 구조로 구현된다. 지하 여러 층으로 이어지는 전시 공간은 단일 동선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경험이 교차하도록 설계됐다. 관람자는 정해진 방향을 따라 이동하기보다 스스로 길을 선택하며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포용’은 세종대왕 원형 작품이 상징한다. 애민 정신을 담은 이 상징은 미술관이 특정 계층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모든 시민에게 열린 공공 문화 공간임을 보여준다. 즉, 이 미술관은 작품을 ‘감상하는’ 장소를 넘어 사회와 인간을 함께 생각하는 공간으로 설계된 셈이다.
도시의 심장부에 자리 잡은 문화 공간
미술관이 김해종합운동장 내에 들어선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다. 운동과 문화, 일상과 예술이 분리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지하 2층부터 5층까지 이어지는 공간에는 전시실뿐 아니라 실감영상실, 교육체험실, 어린이 도서공간, 아카이브, 카페와 아트숍 등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공간과 체험 시설은 관람 중심을 넘어 참여형 문화 공간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과 설·추석, 1월 1일에는 휴관한다. 미술관은 전시뿐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 시민 참여 행사, 예술 연구와 국제 교류까지 폭넓은 활동을 펼치며 지역 예술 생태계의 거점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
개관 전시 〈확장하는 인간, 함께 미래를 그리다〉
개관을 기념해 선보인 첫 전시의 주제는 ‘확장하는 인간, 함께 미래를 그리다’이다. AI와 로봇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시대,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예술적으로 탐구한다. 이 주제는 김해라는 도시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가야 시대 철 생산의 기술 도시였던 과거와 첨단 산업 도시로 변화하고 있는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 전시 안에서 교차한다. 전시는 층별로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인간과 사회를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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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 - 인간의 내면을 향한 탐구 〈김영원, 형상을 넘어 울림으로〉
가장 깊은 층에 위치한 이 전시는, 김영원 작가의 작품 27점을 통해 인간의 존재를 탐색한다. 외형을 재현하는 조각에서 출발해 내면의 울림과 공감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품 앞에 서면 하나의 조각이 아니라 질문과 마주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는가’라는 물음이다.
B4 - 도시와 기술, 삶의 에너지 〈경계는 울리고 생은 넘친다〉
AI, 로봇, 키네틱 조각, 영상 등 다양한 뉴미디어 작품이 어우러진 전시다. 15개 작가(팀)가 참여해 김해가 가진 과거와 미래를 예술적 언어로 풀어낸다. 고대 철 생산의 역사에서 첨단 산업 도시로 이어지는 시간, 다문화 도시로서의 다양성, 기술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주제가 교차한다. 이 공간에서는 작품을 감상하기보다 하나의 도시를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B3 — 인간과 문자, 생각의 도구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23개 작가(팀)의 작품 140여 점이 전시되는 대형 기획전이다. 왜 인간은 글을 쓰는가, 문자와 도구는 인간의 사고를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인공지능 시대에 읽기와 쓰기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도 함께 탐구한다. 이 전시는 언어가 단순한 전달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 구조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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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미래를 상상하는 공간
김해시립 김영원미술관은 지역 미술관이지만 지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예술을 매개로 전국적·국제적 교류와 소통을 지향하며 미래형 공공미술관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시민 참여와 공감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민을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예술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한 도시의 문화 수준은 공연장이나 미술관의 숫자로만 판단할 수 없다. 그 공간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시민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달려 있다. 김해시립 김영원미술관은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가장 오래된 질문에서 출발해 “우리는 어떤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으로 나아간다. 미술관 하나가 도시를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안에서 시작된 질문은 도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김해시립 김영원미술관은 인간과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는 시선으로 문을 열었다. 그 질문에 답해 나가는 과정은 이제 시민들의 몫이다. 예술과 함께 만들어 갈 김해의 다음 장면이 이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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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립 김영원미술관 안내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가야로 243(김해종합운동장 내) | 운영 시간 10:00~18:00(입장 마감 17:00) | 휴무 매주 월요일(1월 1일, 설날, 추석) | 공휴일과 겹치는 월요일은 정상 운영 후 다음 날 휴관 | 주차 지하 주차장 및 주차빌딩 이용 가능 | 문의 055-333-99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