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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2 발행월 : 2026.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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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로컬의 재발견] 여름이 꽃피는 함안, 7월 꼭 봐야 할 해바라기마을과 연꽃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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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82 / 26-07-31 글 김보배 사진 함안군청・강주해바라기축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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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의 여름은 꽃으로 활짝 피어난다. 법수면 강주마을에는 해바라기가 들판을 노랗게 물들이고, 가야읍 연꽃테마파크에는 연꽃이 물 위에 분홍빛을 띄운다. 같은 여름 꽃이지만 두 꽃이 전하는 계절의 표정은 사뭇 다르다. 요즘 유행하는 MBTI로 비유하자면, 태양을 향해 활짝 기개를 펼친 해바라기가 E(외향형)이라면 물 위에서 조용히 얼굴을 드러내는 연꽃은 I(내향형)라고 할까. 노란 들판의 활기와 분홍빛 연못의 고요함. 7월의 함안을 가장 선명하게 물들이는 두 여름 꽃 명소를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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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아래 피어난 노란 여름, 강주 해바라기마을

함안군 법수면 강주마을은 여름이면 노란빛으로 환해진다. 완만한 언덕과 마을길, 법수산 자락을 배경으로 해바라기가 피어나면 평범한 농촌마을은 한 계절을 온전히 품은 여행지가 된다. 멀리서 보면 노란 꽃밭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그 풍경은 조금씩 더 생생해진다. 꽃 사이로 사람들이 걷고, 아이들은 키보다 큰 해바라기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는 자연스럽게 햇빛이 가장 잘 드는 쪽을 향한다. 해바라기는 이름 그대로 해를 향해 피는 꽃이다. 강주마을의 여름이 유난히 밝고 활기차게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들판 가득 고개를 든 해바라기를 보고 있으면 꽃을 구경한다기보다, 여름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뜨거운 햇살마저 이곳에서는 풍경의 일부가 된다. 노란 꽃잎과 초록 줄기, 마을길과 산자락이 겹쳐지며 강주마을만의 여름 장면을 만든다.


꽃밭 곳곳에는 풍차와 바람개비 언덕, 색색의 야외 벤치 같은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사진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어떤 곳에서는 해바라기가 가득한 들판이 배경이 되고, 어떤 곳에서는 마을 풍경이 액자처럼 들어온다. 가족과 함께라면 아이들의 표정을 남기기 좋고, 친구나 연인과 함께라면 여름 여행의 한 장면을 기록하기 좋다. 강주마을의 해바라기가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꽃이 예뻐서만은 아니다. 꽃을 따라 걷고, 멈추고, 웃고, 쉬어가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풍경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가꿔온 결과이기도 하다. 강주마을 주민들은 해바라기 파종과 관리에 참여하며 여름마다 마을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어왔다. 그래서 이곳의 꽃밭에는 단순한 관광지 이상의 온기가 있다. 여름이면 해바라기를 주제로 한 축제도 열려 공연과 농산물 판매장, 먹거리 판매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더해진다. 꽃밭을 걷다 마을 장터에 들르고, 지역 농산물을 구경하고, 잠시 쉬어가는 길까지 하나의 여름 나들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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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피는 분홍빛 여름, 함안 연꽃테마파크

강주마을의 여름이 들판 위로 활짝 번지는 풍경이라면, 함안 연꽃테마파크의 여름은 물 위에서 천천히 열린다. 가야읍 왕궁1길에 자리한 함안 연꽃테마파크는 옛 가야지구의 천연 늪지를 활용해 조성한 자연친화적 테마공원이다. 넓은 연못을 따라 홍련, 백련, 수련, 가시연 등 다양한 연꽃이 피어나고, 연잎 사이로 산책로와 쉼터가 이어진다. 이곳의 여름은 강렬하게 다가오기보다, 걸음을 늦출수록 더욱 또렷해진다.


연꽃은 아침에 더 아름다운 꽃이다. 햇살이 아직 부드러운 시간, 연잎 위에는 물방울이 맺히고 꽃봉오리는 서서히 얼굴을 연다. 더위가 깊어지기 전 연못가를 따라 걸으면 넓은 연잎 사이로 분홍빛 꽃이 고개를 내밀고, 물 위에는 여름 하늘과 구름이 함께 비친다. 소란스러운 볼거리보다 조용한 감상이 어울리는 곳. 함안 연꽃테마파크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조금 이른 시간에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꽃은 아라홍련이다. 아라홍련은 2009년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연꽃 씨앗에서 비롯됐다. 약 700여 년 전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씨앗이 다시 꽃을 피웠고, 함안의 옛 이름인 아라가야에서 이름을 따 ‘아라홍련’이라 불리게 됐다. 오래 묻혀 있던 씨앗이 다시 물 위로 올라와 꽃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곳의 연꽃은 단순한 여름 풍경을 넘어선다. 한 송이 꽃 안에 함안의 시간과 땅의 기억이 함께 피어나는 셈이다.


아라홍련의 이야기를 알고 나면 연못을 따라 걷는 길도 다르게 보인다. 징검다리와 산책로를 따라 꽃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정자 쉼터에 앉아 연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간이 조금 더 깊어진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기는 즐거움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한 장의 사진보다 잠시 머무는 시간이 더 오래 기억될지 모른다. 연꽃은 7월부터 8월 사이 특히 아름답게 피어나며, 한여름의 뜨거움 속에서도 차분한 빛을 잃지 않는다.


노란 들판과 분홍빛 연못 사이에서

7월의 함안을 여행한다면 두 꽃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길을 내어준다. 강주해바라기마을에서는 햇빛을 정면으로 마주한 여름을 만난다. 걷고, 찍고, 웃고, 마을 장터에 들르는 동안 계절은 한층 가까워진다. 함안 연꽃테마파크에서는 물가를 따라 조금 느리게 흐르는 여름을 만난다. 연잎 사이로 피어난 꽃을 바라보다 보면 오래된 씨앗이 품고 있던 시간이 지금의 풍경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들판과 연못, 노란빛과 분홍빛, 지금의 여름과 오래된 시간이 7월의 함안 안에서 나란히 열린다.


그래서 이 계절의 함안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둘러볼수록 좋다. 해바라기를 보며 한낮의 밝은 기운을 얻고, 연꽃이 핀 물가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계절. 그렇게 함안의 여름은 가장 뜨겁고도 고요한 빛으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