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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2 발행월 : 2026.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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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토크 [이슈 진단]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다시 쓰는 경남 미래성장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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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82 / 26-07-31 박희운(경남대학교 문화콘텐츠미래교육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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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미래를 논할 때 우리는 흔히 산업과 일자리를 먼저 떠올린다. 특히 경남은 오랫동안 조선·기계·소재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대표적인 산업도시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산업의 규모가 아니라 사람의 유출이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으며, 특히 청년 여성들의 수도권 이동은 지역소멸에 대한 우려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경남은 여전히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심이라는 강점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제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은 공장과 설비만으로 결정되는 시대가 아니다. 사람을 끌어들이고 머물게 하는 문화적 매력과 창의적 인재가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가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정책과 투자는 제조업의 성장 유지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지역에서는 청년정책과 정주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청년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드는 근본적인 해법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졌는지 묻고 싶다. 필자는 그 해답이 문화예술과 문화콘텐츠 산업에 있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해답을 이미 수많은 전문가와 여러 지역의 성공 사례를 통해 대부분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문제를 인식하는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실행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첫 번째 과제는 문화에 대한 인식의 혁신이다. 지금까지 지역의 문화예술 정책은 예술가를 지원하고 공연과 전시를 개최하며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등 '지원의 대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왔다. 물론 이러한 정책은 앞으로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 문화예술을 복지나 소비의 영역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특히 문화예술과 문화콘텐츠 산업은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이 창작의 기반이라면 문화콘텐츠 산업은 그 창작이 산업적 가치와 일자리로 이어지는 영역이다. 웹툰, 게임, 영상, 디자인, 음악, 캐릭터, 디지털 콘텐츠 등은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산업군이며 AI 시대에 더욱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진 미래 산업이다.


무엇보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청년 여성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정착,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분야임에도 실제 투자 규모는 사실상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수천억, 수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문화콘텐츠 산업에는 이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의 제한적인 예산만 편성되고 있다. 우리는 청년들이 왜 수도권으로 떠나는지를 묻기 전에 지역이 그들에게 어떤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지 먼저 질문해야 한다.


국내 GDP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성장성은 이미 반도체 산업에 이어 미래 핵심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역의 미래 성장 전략으로 인식하는 정책 리더는 아직 많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두 번째 과제는 투자에 대한 인식의 혁신이다. 제조업에 매년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의 일부만이라도 문화콘텐츠 창작자와 기업에 대한 투자로 전환한다면 이는 단순한 문화 지원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이자 청년에 대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했던 것처럼 문화콘텐츠 산업을 위한 창작 생태계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청년 창작자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창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창작공간, 제작시설, 교육 프로그램, 창업 지원체계, 투자펀드 등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한 대학과 지역기업, 문화기관, 지자체가 긴밀하게 협력하는 생태계를 구축하여 창작이 일자리로 이어지고, 일자리가 다시 지역 정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더욱이 인공지능(AI)의 확산은 기존 산업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자동화와 지능화가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일자리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AI 기반 문화콘텐츠 산업은 새로운 직무와 창업, 다양한 형태의 창작 활동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AI 기반 영상, 웹툰, 디자인, 게임, 음악, 디지털 콘텐츠 분야는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이며, 지역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이다. 특히 청년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육성이 절실하다.


아울러 문화예술인과 콘텐츠 기업, 대학, 지자체,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지역 문화콘텐츠 산업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장기적인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문화예술 정책과 산업 정책이 분리되어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성장 전략으로 통합될 때 비로소 지역 경쟁력이 만들어질 수 있다.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지역, 더 나아가 외부의 청년들이 찾아오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을 단순한 지원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화예술과 문화콘텐츠 산업을 지역의 미래 산업이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지역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남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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