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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5 발행월 : 202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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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토크 [이슈진단] AI는 예술가의 경쟁자일까, 새로운 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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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85 / 26-10-29 글 임상국(영산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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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기술은 늘 함께 발전해 왔다. 새로운 기술이 예술가의 손에 들어올 때마다 우리는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창작의 가능성을 마주했다. 누군가 “AI 그림이 창작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사진이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오래전 질문으로 답하고자 한다. 돌이켜보면 예술의 역사는 항상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튜브형 물감의 등장은 인상파 화가들에게 야외에서 자유롭게 색을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사진의 등장은 당시 예술가들의 삶을 위협하는 미디어였지만 추상미술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영화는 연극을 위협하며, TV라는 움직이는 이미지는 비디오아트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탄생시켰다. 이후 인터넷, 컴퓨터를 통해 예술의 근본적인 철학인 현실 재현의 역사는 가상세계로의 변화로 진화한다. 오늘날 기술은 누구나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고 편집하며 예술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소통과 상호작용의 관람 방식으로 변화되었다. 최근의 미디어아트 역시 이러한 기술 발전 속에서 새로운 표현 방식을 끊임없이 만들어 가고 있다. 따라서 역사를 돌아보면 기술은 예술가의 경쟁자가 아니라 창작의 지평을 넓혀주는 도구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1세기, 인공지능(AI)이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AI는 현대 예술가의 경쟁자일까? 새로운 상상력과 제작 환경을 보조하는 새로운 붓일까?

생성형 AI는 인간의 화풍을 학습해 이미지를 창작하고, 작곡과 편곡을 수행하며, 정적인 이미지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변환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술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미디어 예술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작업 보조 역할을 넘어 누구에게나 새로운 예술 장르의 경험과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AI가 예술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표현 영역을 확장한다는 점이다. 과거 사진이 회화를 사라지게 하지 않았듯이, 영화가 연극을 소멸시키지 못했듯이, AI 역시 예술가의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진화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예술가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역사의 흐름 속에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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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과거 사진이 등장했을 때 예술가들은 사진을 따라 하거나 조작하면서 장르를 만들어 갔다. 따라서 다양한 AI 도구를 활용해 보고자 한다. 여러 가지 생성형 AI 도구를 경험해 보고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구축해 보길 추천한다.


둘째,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난 창작 프로세스를 재정립해 보자. 우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해 온 역사가 있다. 21세기! 이제 창작은 ‘아이디어 → AI 생성 → 인간의 선택과 수정 그리고 해석’이라는 새로운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예술가의 아이디어를 AI가 결과물로 생성하면 선택, 수정, 해석과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예술가가 수행하게 된다.


셋째, 작업실을 오픈하자. 나만의 방에서 나와 작품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은 어떨까? 찾아오지 않는 관객을 기다리는 갤러리를 벗어나 지역 갤러리 가상공간 개방, 온라인 플랫폼 구축, 블로그, SNS 등을 활용해 작품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수집함으로써 창작과 소통의 방향을 발전시킬 수 있다. 21세기는 가치와 소통의 시대라고 본다. AI 예술은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시한다. 기존의 예술이 ‘작품-전시-감상’이라는 일방향 구조였다면, AI 예술은 관객의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양방향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제 기술적 장벽이 예술가의 상상력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AI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낮추고 있다. 모두가 AI 아티스트가 될 필요는 없지만 누구나 AI 아티스트가 될 수는 있다. 다양한 언어를 이해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AI 기술은 모두에게 창작의 가치와 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예술이 특정 계층의 유희물에서 벗어나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일반화로 ‘참여 확대’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늘날 회화적 소묘 감성은 웹툰과 만화 애니로 입체적 표현은 3D 게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환경에 익숙한 세대의 감성과 문화 소비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현대의 관객은 빠르고 상호작용적인 경험을 선호하며,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예술 형식에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AI 예술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이다. 전통 예술이 가진 깊이와 인간적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AI는 예술가의 경쟁자가 아니라 새로운 붓이다. 기술은 언제나 예술의 표현 영역을 넓혀 왔으며, AI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느냐다.


우리 예술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AI를 두려워하는 태도나 편견이 아니라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자세와 판단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예술은 기술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 아니라 인간의 경험과 감정, 기억과 상상력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AI는 창작을 돕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순 있지만,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시대의 정신을 담아내는 존재는 결국 인간이다. 이전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예술은 인간 삶의 거울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삶의 태도도 변화하며 표현 방식도 달라질 수 있지만, 예술의 주체는 오직 인간뿐이다. AI는 그 곁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붓일 뿐이며, 예술의 본질은 언제나 인간의 이야기 속에 존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