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토크 [메이드 인 경남] 캐릭터로 세계를 설계하는 사람 - 콘텐츠 기업 스튜디오 옙 임청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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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78 / 26-03-30 글 김보배 사진 백동민본문
경남에서 콘텐츠 기업을 운영하는 일은 아직 흔하지 않다. 웹툰과 게임, 애니메이션 같은 콘텐츠 산업의 중심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캐릭터와 세계관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콘텐츠 기업 스튜디오 옙(Studio Yebb)의 임청미 대표다. 임 대표는 최근 제29회 경남중소기업대상 여성기업 부문 ‘경남도지사상’을 수상했다. 캐릭터 IP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기획·제작·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그동안 많은 시도를 했거든요. 캐릭터 IP를 만들고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려 했던 노력들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동시에 앞으로 더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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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시작된 콘텐츠 기업
2021년, 임청미 대표는 국비 지원 콘텐츠 교육 과정에 참여하면서 실력 있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할 곳을 찾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지역 콘텐츠 기업이 부족하다 보니 인재들이 결국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지역에도 콘텐츠 기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생각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2022년 그는 콘텐츠 기업 <스튜디오 옙>을 설립했다. 현재 스튜디오 옙은 캐릭터와 스토리 기획을 기반으로 웹툰, 게임, XR 콘텐츠 등을 제작하며 콘텐츠 IP를 확장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플랫폼은 계속 바뀌지만 캐릭터와 세계관은 오래 남아요. 하나의 캐릭터 IP가 웹툰, 게임, XR 콘텐츠, 굿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세계관을 가진 캐릭터 IP
임청미 대표는 콘텐츠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즐겨 하던 게임 ‘슈퍼마리오’를 세월이 흐른 뒤 자신의 아이들이 다시 즐기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는데도 같은 캐릭터와 이야기를 아이들이 즐기고 있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면서 콘텐츠의 힘을 다시 느끼게 됐죠.” 세대가 달라도 같은 캐릭터와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은 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현재 스튜디오 옙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콘텐츠는 모바일 게임 「어서와! 냥플래닛!」이다. 2026년 1월 출시된 이 게임은 환생을 앞둔 고양이들이 머무르는 세계 ‘냥플래닛’을 배경으로, 플레이어와 고양이가 함께 감정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 힐링 게임이다. 임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확장 가능한 캐릭터 IP로 바라보고 있다. “냥플래닛은 게임으로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에요. 캐릭터와 세계관을 중심으로 웹툰, 일러스트 콘텐츠, 굿즈, SNS 콘텐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고양이라는 캐릭터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비교적 낮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감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말한다.
지역과 콘텐츠를 연결하는 방식
지역 문화와 콘텐츠를 연결하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웹툰 「심판의 소리: 비비」 프로젝트에서는 경남 고성의 관광지 상족암을 3D로 형상화해 VR 콘텐츠 배경으로 활용했다. 사용자는 단순히 관광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속 공간을 체험하는 방식으로 지역을 경험하게 된다. “기술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지역의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임 대표는 이러한 콘텐츠가 쌓이면 이야기와 캐릭터를 경험하기 위해 지역을 찾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관광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지역을 소재로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는 책임이 따른다. “과장된 표현이 지역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는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는 이야기들이 풍부하게 남아 있다. 역사와 문화, 전설과 설화 등은 새로운 콘텐츠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임 대표는 지역 콘텐츠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 창작자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역의 이야기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결국 그 지역에 사는 창작자들이에요. 그들이 계속 콘텐츠를 만들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지역 콘텐츠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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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는 사람의 삶에서 나온다
회사를 운영하며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임청미 대표가 꼭 지키려고 하는 원칙이 있다. 바로 세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다. “아이들과의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삶이 안정되어야 좋은 이야기와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믿거든요.” 그는 콘텐츠가 사람의 삶과 감정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임 대표가 그리고 있는 목표는 분명하다. 지역에서 시작한 콘텐츠를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 “해외 전시나 글로벌 콘텐츠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콘텐츠를 더 넓은 시장에 소개해 보고 싶어요.” 콘텐츠 산업은 국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분야다. 좋은 캐릭터와 이야기가 있다면 세계 어디에서든 공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시작된 한 사람의 상상력, 임청미 대표가 만들어가는 콘텐츠의 이야기는 이제 더 넓은 세계를 향해 확장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