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취향의 발견] 작지만 알찬 나만의 문화 아지트, 동네 서점
페이지 정보
vol. 74 / 25-09-29 글 정성욱 사진 남해의봄날 이런책방 은모래마을책방 책방익힘 북스&커피본문
참고서와 문제집으로 가득했던 동네 서점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그 자리는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경남 곳곳의 작은 책방들은 책을 사고파는 기능을 넘어, 머무르고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 아지트로 자리 잡았다. 이번 글에서는 책을 매개로 사람들을 잇고, 새로운 만남의 자리로 자리 잡은 책방들을 소개한다.
![]()
![]()
책으로 만나는 또 하나의 미술관, 통영 ‘봄날의책방’
통영의 전혁림미술관 옆 골목길을 따라 들어서면 또 다른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공간이 있다. 이곳은 ‘봄날의책방’으로, 2014년 폐가를 리모델링해 문을 연 독립서점이다. 출판사 ‘남해의봄날’을 운영하는 강용상·정은영 부부가 통영에 정착하며 꾸민 이 공간은, 낡은 건물을 새롭게 살려낸 도시재생의 사례이자 지역 문화가 이어지는 책방으로 자리하고 있다. 책방은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지역 문학을 소개하는 ‘작가의 방’, 미술과 음악, 공예와 건축 서적을 담은 ‘예술가의 방’, 그림책과 바다 및 여행을 주제로 한 ‘바다책방’, 생활과 교육 분야 도서를 모은 ‘책 읽는 부엌’, 여기에 멤버십 회원에게 제공되는 ‘장인의 다락방’까지 마련돼, 책방을 찾는 이들이 다양한 취향 속에서 자신만의 책 한 권을 발견하고 싶어지도록 꾸며져 있다. 이처럼 다양한 공간을 품은 ‘봄날의책방’은 낡은 집을 새롭게 살려낸 공간 활용과 지역 예술인과의 협업으로 2019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구역마다 담긴 개성과 주제는 방문객에게 새로운 책과의 만남을 열어줄 뿐 아니라, 머무는 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바꿔준다. 그래서 통영을 찾는 이들에게는 갯마을의 일상과 예술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작은 쉼표이자 오래 기억되는 장소로 자리하고 있다.
· 주소 : 경남 통영시 봉수1길 6-1
· 운영: 수~일 10:30~18:30 (월·화요일 휴무)
· 문의: 055-646-0511
· SNS @bomnalbookshop
![]()
![]()
이런 공간에 이런 감성, 이런 운영 방식까지 하동 ‘이런책방’
하동군 악양면의 폐교 부지에 위치한 ‘마을공방 두니’ 안에는 초록빛 컨테이너 서점이 자리해 있다. 이름은 ‘이런책방’. 규모는 3.5평 남짓으로,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작은 독립서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하동 청년 다섯 명이 함께 만든 ‘이런협동조합’이 운영하며, 요일마다 서로 다른 책방지기가 돌아가며 책방을 지키는 방식으로 유지된다. 내부는 크지 않지만, 높게 짜인 책장이 벽을 따라 놓여 있어 공간이 단정하게 정리돼 있다. 서가에는 다섯 명의 책방지기들이 직접 고른 책들이 어우러져 있어, 다양한 시선이 담긴 도서들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거기에 중고책 코너까지 따로 마련돼 있어, 큰 서점 못지않게 갖출 것을 갖춰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런책방’이라는 이름에는 공간과 운영 방식 그리고 분위기에서 전해지는 소소한 매력이 담겨 있는 듯하다. 지역 청년 다섯 명이 뭉쳐 지켜나가는 이 책방은 협력의 힘으로 만들어낸 하동만의 개성 있는 문화 거점으로 자리할 것이다. ‘우리 동네 씩씩한 독립서점’이라는 모토처럼, 서로를 지지하고 도우며 지역 속에 오래도록 뿌리내린 책방으로 성장해 가길 기대해 본다.
· 주소: 경남 하동군 악양면 악양동로 176 마을공방두니 주2-1층
· 운영: 화~토 11:00~18:00 (월·일요일 휴무)
· 문의: 0507-1384-4670
· SNS @justlikethis_books
![]()
![]()
책으로 이어가는 새로운 사랑방 남해 ‘은모래마을책방’
남해 상주 은모래 해변 인근, 세월을 고스란히 품은 건물이 다시 사람들을 맞이한다. 2004년 문을 닫은 ‘약수탕’은 마을의 일상을 채우던 목욕탕이었다. 이후 빵집으로 쓰이다 긴 시간 닫혀 있었던 이곳은 2024년 ‘은모래마을책방’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책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과거의 흔적을 간직한 채 마을의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한때는 욕탕이었던 공간이 책으로 채워져 있다. 신간과 중고 서적, 책방지기가 고른 추천 도서가 나란히 놓여 있다. 책마다 꽂힌 파란색과 분홍색 책갈피는 새 책과 중고책을 구분해주는데, 중고책은 30%로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고 마을 사람들이 기부한 책으로 채워진 공유 책장이 있어 누구나 마음 편하게 책을 펼칠 수 있다.
책방 안에는 빔프로젝터도 마련돼 있어 누구나 편하게 문의하여 세미나와 워크숍을 개최할 수도 있다. 예전에 목욕탕이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면, 이제는 ‘은모래마을책방’이 사람들을 이어받아 새로운 만남의 자리를 만든다. 해변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마음을 비웠다면, 이곳에서는 책과 함께 여유를 채워보는 것도 좋다.
· 주소: 경남 남해군 상주면 남해대로697번길 10
· 운영: 월·화·목~일 11:00~19:00 (수요일 휴무)
· 문의: 0507-1417-7425
· SNS @eunmoraevillage
![]()
![]()
![]()
책과 커피, 그리고 사람이 함께 익어가는 곳 거제 ‘책방익힘 북스&커피’
거제 장승포로의 좁은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조용히 불빛을 밝히고 있는 책방이 있다. ‘책방익힘 북스&커피’. 이름 그대로 책과 커피가 함께하는 이곳은 북카페이자 독립서점으로, 항구 도시의 일상에 차분한 숨결을 더한다. 간결한 간판과 따뜻한 조명 아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커피 향과 책 냄새가 어우러져 방문객을 맞는다. 내부는 “깔끔하고 편안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벽면을 채운 책장은 독립출판물과 문학 서적, 여행서와 에세이가 두루 놓여 있다. 창가 자리와 간격이 넉넉한 테이블 덕분에 누구나 여유롭게 책을 펼치고 커피 한 잔을 곁들일 수 있다. 공간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여 있어 둘러보는 재미도 더해진다. 낮에는 독서와 휴식의 공간이 되고, 저녁에는 작은 모임과 대화의 자리가 만들어진다.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사람들은 책 이야기를 나누며 삶의 순간을 공유한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여정을 기록하고, 주민은 일상의 틈새에서 새로운 생각을 얻는다. 이곳의 따뜻한 불빛 속에서 나누는 시간은 편안한 휴식 그 이상으로, 오래 기억될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 주소: 경남 거제시 장승포로1길 13 1층
· 운영: 10:00~21:00 (매주 월·화요일 휴무)
· 문의: 010-9588-0316
· SNS @ikhimboo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