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취향의 발견] 경남의 전통시장 - 삶과 기억이 이어지는 곳
페이지 정보
vol. 73 / 25-08-27 글 정성욱 사진 백동민 거창군 진주시 창녕군본문
아침부터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하다. 손수레 끄는 소리, 채소 잎을 다듬는 손길, 갓 쪄낸 떡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뒤섞이며 장터의 풍경을 채운다. 거기에 흥정하는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더해져 활기찬 시장의 하루가 열린다. 이번 호에서는 진주, 마산, 거창, 창녕 네 개의 시장을 통해 각기 다른 지역의 개성과 풍경을 소개한다.
![]()
![]()
![]()
![]()
진주중앙시장 - 1884년부터 이어온 진주의 역사
1884년 진주상무사(오늘의 상공회의소)에서 시작된 진주중앙시장은 진주의 경제와 문화를 지탱해 온 대표 전통시장이다. 2011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지정되었으며, 아케이드가 설치된 980m 길이의 장터 안에는 한복·포목점, 먹자골목이 질서 있게 이어진다. 지리산 농산물과 남해안 해산물이 함께 거래되며, 새벽시장은 지금도 도매와 경매로 분주하다. 시장 중앙의 시계를 기준으로 왼편에는 논개시장이 자리해 두 시장이 함께 진주의 장터 문화를 이어간다. 2017년에는 비단길 청년몰이 들어서 감자탕에서 파스타, 리소토까지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누들로드’에서는 진주냉면, 마라탕, 우동, 쌀국수 등 여러 국수를 즐길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올빰야시장’이 열린다. 육전, 삼겹야채말이, 양꼬치 같은 야식이 맥주와 어울리고, 버스킹 공연과 이벤트가 더해져 여름밤의 낭만을 한껏 살려준다. 오랜 전통과 현대적 변화를 동시에 품은 진주중앙시장은 지금도 세대를 잇는 시장의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
주소: 경상남도 진주시 진양호로547번길 8-1
이용시간: 04:00~22:00(점포별 상이)
올빰야시장: 매주 토요일 18:00~23:00(11~3월 휴장)
문의: 055-741-2151
![]()
![]()
![]()
![]()
마산어시장 - 바다내음 가득한 가고파 어시장
마산어시장은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을 바로 만날 수 있는 경남 최대 수산물 시장이다. 200여 개의 횟집과 수족관이 늘어서 있어 고급 어종에서부터 서민 밥상에 오르는 고등어와 명태까지 다양한 생선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건어물과 젓갈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지금의 어시장은 아케이드, 쉼터, 주차장 등 현대적 시설이 갖춰져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CNN이 선정한 경남 Best 9 관광지에도 이름을 올렸고, 영화 <헤어질 결심>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한류 관광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8월 29일부터 31일까지는 제24회 ‘마산어시장 축제’가 열린다. 싱싱한 수산물 요리와 다양한 공연 및 체험이 준비돼 시장 일원을 흥겨운 축제 분위기로 물들일 예정이다. 늦여름의 향연은 마산어시장의 싱싱한 매력을 다시금 확인시켜 줄 것이다.
주소: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복요리로 7
이용시간: 10:00~22:00(점포별 상이)
문의: 055-224-0009
![]()
![]()
![]()
거창전통시장 - 군 단위 최대 규모, 역사가 이어지는 장터
거창전통시장은 조선시대 육의전으로 시작해 400년 넘게 지역의 중심 장터로 이어져 왔다. 1982년 상설시장으로 허가를 받아 오늘날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매월 1일과 6일에는 오일장이 열려 인근 합천, 함양, 산청 등지에서 모여든 상인과 손님들로 북적인다. 현재 260여 개 점포가 운영 중이며, 경남 군 단위 전통시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청정한 산나물과 채소, 질 좋은 육류, 다양한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가성비 좋은 묵집과 뜨끈한 추어탕집은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단골 코스다. 골목마다 퍼져 나오는 구수한 냄새와 손님들 사이 오가는 정겨운 말소리가 시장 특유의 분위기를 더한다. 최근에는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청년몰이 들어서 디저트, 한식, 버거류, 미용실 등 다양한 점포가 생겨 젊은 층도 즐겨 찾는다.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거창전통시장은 상인회의 주도로 봉사와 기부 활동을 이어오며, 시설 현대화와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공영주차장 확충 등 꾸준한 개선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주소: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시장길 54
이용시간: 08:00~19:00(점포별 상이)
문의: 0507-1474-2583
![]()
![]()
![]()
![]()
창녕전통시장 - 수구레국밥 김에 실린 장날의 열기
창녕전통시장은 1926년 자리를 잡은 뒤 백 년 가까이 이어져 온 시장이다. 평소에는 상설시장이 운영되지만, 매월 3일과 8일이면 창녕읍 장터 일원에서 오일장이 열린다. 장이 열리면 창녕축협에서 교하교 너머까지 이어지는 장터가 쭉 펼쳐지고, 그 사이로 오가는 사람들 속에 시장만의 활기가 묻어난다. 무엇보다 시장의 대표 별미는 수구레국밥이다. 수구레는 소의 가죽과 살 사이에 붙은 얇은 조직으로, 겉보기에는 비계 같지만 훨씬 쫄깃해 씹는 맛이 좋다.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후 장날이면 국밥집마다 긴 줄이 늘어선다. 백 년 가까이 이어온 세월만큼이나, 지금도 장날의 장터는 마늘과 양파를 비롯한 농산물과 제철 먹거리로 가득하다. 그 속에서 오일장 특유의 활기와 사람 사는 정취가 이어지며, 창녕전통시장은 오늘도 군민의 발걸음을 모으는 삶의 장터로 남아 있다.
주소: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창녕시장길 66
이용시간: 점포별 상이, 오일장은 매월 3·8일 열림
문의: 055-530-2701
오래된 골목과 좌판이 끝없이 이어진 장터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부지런히 오간다. 생선 가게마다 은빛 비늘이 반짝이고, 채소와 과일이 산처럼 쌓여 시장의 빛깔을 더한다. 걸음을 옮기다 보면 푸짐한 국밥 한 그릇이 속을 데워주고, 겨울이면 군고구마와 뻥튀기가 고소한 냄새로 발길을 붙잡는다. 언제고 이 시장들을 직접 걸어 들어선다면, 글로는 다 담기지 않는 소리와 맛, 정겨운 풍경이 한꺼번에 밀려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