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이슈진단] 경남의 문화예술 정책을 바라보는 생각, 집단 지성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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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75 / 25-10-31 글 황종욱(고성오광대보존회 부회장)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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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1. 거창한 비전 속,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경상남도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지역문화 진흥 계획을 수립했고, ‘참여와 자치의 지역문화로 혁신하는 경남’이라는 슬로건을 설정했다. 이 중장기 계획은 경남 지역문화 활성화와 진흥의 핵심 목표를 담고 있다. 다만, 현장의 시각으로 볼 때, 이러한 중장기 계획이 실제 문화예술인의 창작 환경 개선이나 도민의 문화 향유권 신장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결과물은 아직 체감하기 어렵다. 2024년 6월에 발표된 ‘경남 문화예술 비전 2030’은 ‘경남의 고유 역사·문화를 반영하고,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청사진’으로 예산 투입과 함께 환경조성, 정체성 형성, 생태계 조성 등 다양한 목표가 제시되었다. 이러한 비전이 현장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생각 2. 간섭하더라도 지원이 필요한 지역 문화예술 현장의 역설
문화예술계에는 팔길이 원칙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예술의 독립성과 창의성을 존중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을 하면서도 창작 활동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긍정적인 원칙이 경남에서도 제대로 구현되기를 바란다. 역설적이지만 지역 문화예술의 현장에서는 “간섭을 하더라도 지원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현장을 살펴보면, 경상남도 지정 무형문화유산 20여 개에 대한 공연비 및 전승비에 대한 지원은 2022년부터 현재까지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핵심 기반 중 하나인 전승 활동 지원에 있어 적극적인 관심과 실질적인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 지원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적극적인 소통이 더해져야 할 때다.
생각 3. 문화예술 행사, ‘의전문화'의 정착을 되짚어 본다.
문화예술 행사의 의전 문화는 현장 예술가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문제이다. 선발대가 좌석을 확보하고, 주요 인사들이 공연 직전에 도착하여 무대를 가리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 그리고 소개 후 자리를 뜨는 관행 등은 공연 자체의 가치보다 의전이 우선되는 듯한 아쉬움을 남긴다. 지역 문화의 가치를 만드는 지역 예술가들에게 가장 큰 힘은 ‘관람’ 그 자체이다. 주요 인사들이 1년 동안 지역의 무형문화유산이나 전시, 공연 등을 몇 번이나 끝까지 감상하고, 창작 과정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개선을 위한 시도를 했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역 예술가들이 존중받고 문화예술 관람이 우선시 되는 건강한 관람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생각 4. 거창한 구호보다는 이제 「지역문화진흥법」의 정신을 실천하자.
「지역문화진흥법」은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문화국가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정책 수립 및 지원 책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시행계획 수립 시 해당 지역의 문화 관련 기관 및 단체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남 문화예술 비전 2030’ 수립 시 도민, 문화예술인, 청년예술인의 의견을 반영한 추진 방식을 밝혔기에, 이제 법과 계획·현장의 목소리가 일치되도록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 5. 경남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상품을 만들자.
경상남도는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세미나를 진행했지만, 그 결과물이 현장 예술인과 도민에게 실질적으로 향유되는지는 의문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도립예술단의 설립이다. 다수의 광역시 및 기초 지자체에도 존재하는 도립예술단이 아직 경남에 없다는 점은 경남 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의지를 되짚어 보게 한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나 광주비엔날레와 같이 경남을 상징하는 문화예술 대표 상품을 만들려는 의지 역시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과거 유사 사업이 중단된 사례를 교훈 삼아, 흔들림 없는 장기적 관점에서 경남의 문화 정체성을 담은 도립 예술단·문화 브랜드 등을 조성하여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경남에도 도를 대표하는 도립예술단·문화 정체성·문화 브랜드를 만들고 도민들은 향유하면 안 될까? 그것은 꿈일까?
생각 6. 집단 지성에 묻는다. 이제 선택이 필요하다.
집단 지성에 묻는다. 경남 문화정책의 방향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거창한 구호와 세부과제가 나열된 ‘종합선물세트’보다는, 단일 주제에 집중하더라도 깊이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 하향식(Top-down)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현장 예술가, 기획자, 활동가, 학계가 폭넓게 참여하는 상향식(Bottom-up) 문화정책을 디자인해야 한다. 서울 중심의 인재보다는 경남 지역 전문가들이 중심에 서서 도민과 지역 문화예술인을 중심에 두고 소통하는 것이 경남 문화예술 발전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이제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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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종욱 (고성오광대보존회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