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과정 참가기

경남문화 명예기자단 강상오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 매년 진행되는 걸 알고 있었고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매년 빡빡한 교육일정에 맞춰 참석할 자신이 없어서 ‘내년에..’ 라고만 생각하며 미뤄왔다. 그러다 홀가분하게 한해를 시작한 2019년, 드디어 나도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지원했고 당당히 교육생으로 선발됐다. 지역에서 알음알음 얼굴이 익은 활동가분들은 대부분 이 교육을 이미 다 수료했다. 나보다 늦게 문화기획자가 되기 위해 활동을 시작한 동생들도 거의 다 수료했다. 이번에 5기로 선발됐다는 소식을 SNS에 올렸더니 나보다 나이 어린 동생들이 ‘후배님 축하한다’며 댓글들을 달아주었다.

지역문화전문인력양성사업 입문과정 교육교재

입문과정 일정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님의 강의 시간

이번 5기 첫 모임은 지난 15~16일 1박2일간 김해에서 진행된 입문과정 프로그램이다. 이번 입문과정은 경남지역은 물론, 울산, 제주지역까지 100여명의 문화기획자 혹은 예비 문화기획자들이 모여 함께 진행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아주 설레이는 일정이었다.

입문과정 당일, 일찌감치 집에서 점심을 먹고 김해 부원동 아이스퀘어 호텔로 갔다. 1시쯤 현장에 도착했더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교육자료와 준비된 커피를 하나 챙겨 노트북 사용이이 원활한 콘센트 주변 자리를 잡았다. 아이스퀘어 호텔 2층 로즈마리홀, 엄청 넓은 홀이었는데 이내 맨 뒷자리까지 빽빽하게 교육생들도 들어찼다. 오후 시간이라 교육을 들으면서 졸법도 한데 교육생들은 조는 사람 없이 첫날 준비된 강의에 집중했다.

90분씩 2개의 강의가 준비돼 있었는데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이동연 교수님의 ‘문화정책’ 관련된 강의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노영순님의 ‘지역균형발전’ 관련 강의였다. 솔직히 관에서 주도하는 문화사업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나에겐 조금은 생소한 내용들이었다. 언제나 딱딱하고 어려운 행사와 더불어 지원금만 받아내려고 하는 관 사업 위주의 민간단체들에게도 안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약간은 선입견을 없앨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각 파트별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교육생들

생각보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저녁식사 시간이 됐다. 저녁식사 테이블에서는 진해에서 활동하는 한 청년 문화기획사 대표를 만났다. 그는 내가 운영하다가 지금은 사업을 철수한 우리 회사를 이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좁은 지역안에서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인건 알지만 조금 놀랐다. 하지만 그걸 계기로 이후에 ‘협업’ 할 수 있는 모델이 있는지 함께 찾아보자며 새로운 인맥을 쌓았다. 이런 곳에 오면 이렇게 새로운 인맥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식사가 끝나고 저녁시간에는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시재생, 문화자원, 생활문화 크게 3가지 파트로 나눠 각자의 파트에 맞는 선배 문화리더들의 짧은 강의와 함께 교육생들의 생각을 정리해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도시재생 파트에 참여했다. 요즘 김해에서 하는 활동 중 도시재생과 관련한 일을 하는게 있는데 그 이후로 도시재생에 조금 더 관심이 생겼다. 이번 기회에 좀 더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았다. 같은 테이블에서 제주와 울산분들 그리고 같은 경남지역이지만 워낙에 넓은 구역이다보니 멀리서 온 분들도 만났다. 우리는 서로의 지역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서로 묻고 답하면서 어느새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갔다. 그렇게 첫 날 일정이 끝나고 둘째날이 밝았다. 이틀째 교육은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됐다. 이 날은 먼저 이 과정을 수료하고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선배 문화리더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역시 전날 토론과 마찬가지로 각 파트로 나눠 여러 곳의 방으로 흩어졌고 2명의 선배 기획자들이 방에 들어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해주는 시간이었다.

선배 문화기획자로 온 친구들 중 2명이 낯익은 친구들이었다. 2년 전 김해문화재단 추천으로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전국청년 페스티벌에 참가했었는데 그 때 청년대담 컨퍼런스 섹션에서 함께 발표를 했거나 내 발표를 들었던 친구들이었다. 그 이후 인연이 닿아 가끔 SNS를 통해 소식을 주고 받고 있었는데 이제는 또 이런 기회를 맞아 한 공간에서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그렇게 짧지만 알찬 입문과정이 끝났다. 빡빡한 일정이라 교육받고 이동하기 바빠서 다양한분들과 네트워킹을 하는 시간이 부족해서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니 다음을 또 기약하며 반가운 얼굴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이제 일주일 후부터 또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된다. 올 한해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고 이 교육이 끝날 때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