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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 ‘안녕하세요’ ②
‘대중미술’을 위한 ‘다옴’, 윤덕환 작가
제4기 경남문화기자단 이정룡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가장 먼저 하는 말,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에는 말을 뱉는 순간,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집중하게 됩니다.
‘안녕하세요’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밴드, 사진작가, 미술작가 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로, 척박한 지역의 문화환경 속에서도 열정을 다하고 있는 문화예술인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안녕하세요’의 두 번째 주인공은, ‘대중미술’을 위해 관람객과 소통하는 윤덕환 작가입니다.
윤덕환 작가
- Q.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A. 안녕하세요, 저는 마산 창동에서 미술 작업하고 있는 윤덕환입니다. 2016년 창원대학교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작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서예를 하셨는데요, 그 옆에서 줄 곧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을 따라 절에 다니며 산 속의 아름다운 소리도 듣고, 자연과 교감하며 자랐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지금 제가 하는 작업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지금도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을 가면 새로운 작업의 원동력과 에너지를 얻곤 하거든요.
- Q. 윤덕환 작가님의 작업관이 궁금합니다.
- 저는 자연 그 자체의 모습을 좋아하고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곤 합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 사람에게 다양한 표정들이 존재하거든요. 그러다보니 작품의 소재가 주로 자연, 사람들입니다.
최근에는 자연물을 주로 활용하는데, 저만의 색감으로 표현하고 변형시켜 작업하고 있습니다. 아마, 인간적이고 자연적인, 때 묻지 않는 순수함을 제가 좋아하는 것 같아요. 관찰했던 것들의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그 때마다 기록해가며 작업을 쌓아갑니다.
- 최근에는 개인전을 열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얘기 좀 들려주실래요?
- 작년 10월 23일에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그 설렘과 떨림은 지금도 생생해요.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들을 종합하고, 정리하여 전시를 했는데 부족한 점,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하지만 새로운 도전정신을 배웠고, 스스로도 성숙해지는 개인전이었습니다.
대략 1년 정도 준비를 했던 것 같은데, 제 꿈속에서 봤던 이미지,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정리하고,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미지를 표현한 것들을 전시했어요. 반응도 생각보다 좋아서, 더 뿌듯하고 기분 좋았던 전시회입니다.
- 현재 마산 창동 예술촌에서 재밌고 특이한 공간을 운영하시는 것 같습니다.
- 저는 창동 예술촌에서 ‘다옴 스튜디오’라는 공간에서 젊은 작가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다옴’은 순 우리말로, 하는 일마다 복이 온다는 뜻이에요. 마산이라는 예향도시 이미지를 살려 예술교육, 아트상품제작, 전시기획, 그룹정기전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진행하여 운영하는 곳입니다. 각자 하고 싶은 개인 활동을 하면서 창원, 마산 등 도민들에게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이름처럼 하는 일마다 복이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 중입니다.
-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창동 예술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 많은 분들이 창동 예술촌이 늙었다고 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창동은 다른 지역과 다른 독특한 향수가 있어요. 좁은 골목길에서 나오는 통기타 소리가 정겹고, 사람들의 소리가 따뜻한, 아름다운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분위기가 작가에겐 새로운 영감을 주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정겨운 창동이 정말 좋습니다.
- 흔히 예술을, 특히 미술은 ‘어렵다’라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작가님이 말하는 ‘대중미술’이란 단어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 제가 창동 예술촌에 입주하기 전,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잠시 일을 했어요. 그때 만났던 관람객들 대부분이 미술은 어렵고, 전시의 기획을 이해하기 어려워했습니다. 저는 그런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소위 엘리트주의 미술은 그들만의 리그로 구성되고, 그들만이 이해하는 전유물이 되었어요. 이런 점들이 ‘미술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만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항상 미술을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미술이 쉬워지기 위해서는 결국 소통과 공감이 중요하거든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제가 자연물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관람객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감성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요. 이런 과정들을 통해 미술의 진입장벽을 좀 헐고 싶습니다.
- 윤덕환 작가님의 추후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 저는 정기적인 그룹적과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작가로서 많은 전시를 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보고 느낀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 그리고 지역 주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지역 예술가들은 그 지역의 특색을 잘 알고 표현을 합니다. 우리 지역 작가들이 지역 사람들에게 문화 예술을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울 을지로는 죽어가는 상권이었는데, 예술가들이 입주하면서 그 골목 상권이 살아난 성공사례로 알고 있어요. 우리 지역 작가들도 사랑하는 우리 지역을 위해 노력하고, 예술을 매개체로 지속적으로 지역민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덕환 작가의 이야기 속에서 창동에 대한, 더 나아가 지역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보아야 예쁘다고 했습니다. 지역을 아름답게 들여다 본 윤덕환 작가의 작품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