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 미술작가, 장건율

제4기 경남문화기자단 이정룡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가장 먼저 하는 말,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에는 말을 뱉는 순간,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안녕하세요’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밴드, 사진작가, 미술작가 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이다. 큰 도시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에 집중함으로 지역민에게 문화예술인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안녕하세요’의 첫 번째,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미술작가, 장건율 씨의 이야기다.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창원에서 그림 그리는 장건율입니다. 주로 사진, 회화, 일러스트, 공간운영, 기획 등 하고 싶은 일(그 중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건율 작가가 직접 그린 본인 모습
Q. 장건율 작가님은 마산 창동에서 열렸던 개인전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여했던 전시회 중에, 기억에 남는 전시회가 있나요?: A. 사실 참여했던 모든 전시회가 저에게는 소중한 전시입니다. 전시회 관객들 중에서 문득 기억나는 관객이 있는데요, 2016년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새로운 담지자 전시를 참여했을 때입니다. 그때, 전시기간 동안 미술관 안에서 현장 작업을 했었어요. 오전에 주로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에서 단체관람을 많이 왔었는데, 그때 관람한 아이들이 기억납니다. 제가 한창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아이들이 저에게 와서 얘기하더라고요. “아저씨, 낙서몸이네요, 낙서몸.”, “그림이 엉망진창이네요!” 엉망진창으로 낙서하는 몸은 제가 가장 되고 싶은 모습인데, 이 아이들 덕분에 다시금 떠올리게 됐어요.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장건율 작가의 작품, ‘꽃’
Q. ‘로그캠프’라는 대안공간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어떤 의도로 만들어진 공간인가요?: A. 저는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크게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문화 예술 공간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지역 예술인이 활동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민들도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점이 한 명의 지역 작가로서, 한 명의 지역민으로서 가장 아쉬웠어요. 이런 아쉬운 점이 ‘로그캠프’를 만들게 된 계기입니다. 미술학과 동기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어떻게 ‘문화예술 특별시 창원’에 우리가 편하게 뛰어 놀만한 공간이 없나, 우리가 하나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에 만들어진 공간이 ‘로그캠프’입니다. ‘로그캠프’는 디아블로2 라는 게임에 나오는 마을 이름으로. 게임의 시작과 함께 생성된 캐릭터가 처음 머무르게 되는 장소이자, 성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공간입니다. 저희 ‘로그캠프’도 지역 예술가들에게 있어서 긴 여정의 채비를 점검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대안공간 ‘로그캠프’의 내부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역의 청년작가로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창원이 문화예술 활동을 하기에는 어렵고 힘든 지역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원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재밌게 놀아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혼자 놀아도 재밌지만, 다 같이 놀면 더 재밌으니까요.; 장건율 작가의 작품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 친구들과 운영하는 ‘로그캠프’, 누나와 운영하는 ‘책방’, 그리고 개인작업을 균형 있게 잘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한 장건율 작가. 그가 청년작가로서 앞으로 그려나갈 그림이 궁금해진다. * 장건율 작가가 지목한 다음 인터뷰 주인공은 페인팅 작업을 하는 또 다른 지역의 청년작가, 윤덕환 작가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