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례에 ‘재나포터리’가 있다

제3기 경남문화기자단 오미솔

도예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작가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올해 3월 청년 도예작가 2인으로 구성된 ‘재나포터리’가 김해시 진례면에 둥지를 틀었다. 팀으로 활동하는 도예 청년작가에 대한 호기심을 안고 그들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작업실은 그들만의 감성이 더해진 공간으로 요즘 젊은이 특유의 개성이 느껴졌다. 그 곳에서 재나포터리의 포부 가득한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재나포터리 작업실 모습

재나포터리-신재일 작가

재나포터리-하나경 작가

두 분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신재일, 하나경입니다.저희는 홍익대학교 도예과 대학원 수료 후 지금 김해시 진례면 시례리에서 도자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재나포터리‘ 이름이 이뻐요. 무슨 뜻을 가지고 있나요?: 재나포터리는 신재일의 “재“ 자와 하나경의 “나“ 자를 적어서 함께한다는 의미로 만들었습니다. 포터리는 pottery로 한국에서는 주로 ceramic이란 단어를 많이 쓰는데 사실 도공의 의미와 그릇을 만든다는 의미에는 포터리가 맞는 단어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순한글말 라온제나(즐거운 나)의 동일 어감으로 뭔가 사람들이 들었을 때 흥미 있는 이름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평소 어떤 작업을 하시나요?: (신재일) 저는 물레를 이용한 식기 작업과 기의 형태를 갖고 있는 여러 사물을 만듭니다. 주 작업은 분청의 박지 기법을 이용해 고대도기 형태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나경) 저는 판작업을 이용한 식기 작업과 흙을 겹겹이 쌓아올리는 방법으로 일반적인 사물의 모양이 아닌 물성을 가진 일상의 사물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두 분은 커플이잖아요. 같이 작업할 때 장단점이 궁금합니다.: 장점은 일의 공통점이 같으니까 작업에 대한 피드백을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단점은 싸웠을 때가 단점입니다. 그런데 싸워도 화해를 하고 사이가 금방 좋아지기 때문에 사실 그건 단점도 아닙니다. (웃음)
전공으로 도자를 선택한 이유와 입시과정도 궁금합니다.: (하나경) 고등학교 2학년때 도자기를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미술학원을 갔습니다. 도예과라고 해서 입시를 모두 도자기를 만드는건 아니구요. 사고의 전환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입시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도예과로 3지망 모두를 선택하여 부산대 도예과로 입학하였습니다.
(신재일) 부모님의 권유로 이천에 있는 한국도예고등학교 3기로 입학하였습니다. 그리고 쭉 계속 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예과까지 도예공부를 하였습니다.
진례로 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진례에서 작업을 할 때의 장단점도 말해주세요.: (신재일) 제가 클레이아크에서 2년 동안 일하면서 진례에 많은 정이 쌓였고 또 특히 같이 진례에서 작업하고 계신 김상성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합니다. 보통 부모님이 도자를 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물려받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천으로 가서 작업합니다. 하지만 저는 따로 연고가 있는 지역도 없고 해서 완전 새로이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진례는 또 제가 좋아하는 분청의 도시입니다. 그 영향이 가장 컸고 경기도에는 이천이 있듯 경남에서는 진례가 가장 경남을 대표하는 도자 도시라 생각합니다.
지역민들과 어떤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나요?: (하나경) 처음 타지역에서 작업을 시작할 때의 걱정이 많았는데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음식도 주시고 도자 관련 책도 주시면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즐겁게 작업 하고 있습니다.
경남에서 활동하시는 도예 청년작가들은 아주 드문데요. 대표로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신재일) 어설프게 진입할 장르는 아닌 거 같습니다. 누군가 또는 저의 자식이 도자기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과감하게 추천을 못 해줄 거 같아요. 노동도 노동이지만 실질적으로 생계문제도 있습니다. 생계적으로 열악하고 작업실을 차릴 때는 기자재가 많아서 돈이 많이 드는데 처음에는 들어오는 돈은 거의 없으니까요. 또 제 나이 또래에 외부에서 갤러리로 피드백을 받거나 샵으로 연결되기도 힘들어요. 그렇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밤새고 새벽 늦게까지 작업하는 게 고되거나 힘들어서 죽겠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재밌고 좋아하는 일이니까!
(하나경) 도자 분야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레지던시라던지.. 전국적으로 봐도 다른 분야에 비해 많이 부족한데 점점 도자 레지던시가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앞으로도 도자기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많은 지원이 이루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재나포터리의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올 3월부터 시작해서 아직 분청도자 협회에 가입을 못했으나 거주1년이 지나면 가입이 가능 합니다. 내년부터는 협회에 가입도 하고 축제도 나가고 김해시 작가로서 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인터시티전에도 참여하고 싶고 또 지금과 같이 꾸준히 서울 쪽 일도 많이 할 것 이고, 개인전 준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바쁘고 열심히 사는 재나포터리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