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남해 바람흔적미술관

“벽화 보며 돌담과 굴다리 지나 조각공원·숲속 입체미술관으로... 길 자체가 미술관이죠”

제3기 경남문화기자단 정유미

내산 저수지가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 ‘바람흔적미술관’이 멋스러운 풍광과 어우러져 안겨 있다. 남해를 여러 번 와도 여기까지 바다가 아닌 섬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오기가 흔치 않다. 대부분 남해하면 바래길이 드리워져 이름 알려진 상주나 미주해수욕장, 남해보리암을 쉽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곳, 남해에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길목에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 ‘바람흔적미술관’을 찾았다. 내산 저수지의 햇살에 비추인 은빛물결을 받으며 미술관 들입구의 돌계단 내리막길을 걸어 따라갔다.

철재로 지어진 바람개비들이 바람 따라 저수지의 물결 따라 팔랑팔랑 춤짓을 가끔 날리고 있다. 미술관 입구까지 잔디 위를 돌다리마냥 따라가도록 길이 이어져 그 길을 따라가는 걸음걸음도, 저수지를 내다보고 앉아 멍하니 시간을 내려놓게 하는 미술관 앞의 앞마당도 인상적이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김귀영 관장님이 미소를 띄며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미술관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게 과하지 않는 멋을 지닌 관장님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섰다. 관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입구에서부터 차례로 들어섰다. 들어서니 미술관에 대한 소개와 공간이 색다르게 나누어져있어 들어오는 채광과 조명이 작품과 조화롭게 공간의 매력이 눈에 들어왔다. 입구의 왼편으로는 작가들의 소품들을 전시하여 판매하는 공예품들이 즐비하게 아트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가죽공예 작품이었고 소소한 액세서리들이 눈에 띄기도 하였다.

그곳을 지나가니 본 전시실 들어서기 전에 복도에서부터 벽을 장식한 작품들이 눈에 스르르 들어왔다. 지금 ‘선상회(The Line) 초대전’이 열리고 있었다. 2월 한 달간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강무형 외 16명의 작가들의 작품들로 부산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작가들 작품이 참여하였다. 건물 내부가 평이하게 공간이 구분되어 있지 않아 들어서서 작품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메인 전시실 공간의 아담함이 편안함을 제공해 준다.

김귀영관장 부부 10년 전 이곳 정착 관 지원 없이 매월 새로운 작품 전시 인근 편백휴양림 나비공원 구경은 덤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귀영 관장은 이곳에 정착한 지 10년 정도 되어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초대관장인 설치미술가 최영호 작가가 먼저 합천에 같은 이름의 미술관 짓고 여기 이곳에도 미술관을 열었다고 한다. 그 이후 지금의 김귀영 관장이 이어 미술관을 운영 중이다. 이 미술관은 매월 전시가 교체되고 지원 없이 자립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미술관 근처에 부부가 거처를 같이 두고 있다.

바람흔적 미술관을 즐기는 방법은 돌길을 따라 평면미술관과 벽화를 보며 굴다리를 지나 조각공원과 숲속 입체미술관을 관람하는 것이다. 그리고 카페에서 맛난 차와 바람우체국에서 엽서쓰기, 옥상과 저수지가 보이는 마당에서 멀리 보며 즐길 거리가 두루 미술관 일대에 자연과 더불어 펼쳐져 있으니 방문하는 관람객은 꼭 경험해보길 바란다. 오는 3월에는 ‘3인 3색전’이 열릴 예정이다. 이인자, 박현주, 한보영 3명의 작가가 친구작가로 함께 활동해오고 있지만 그 중에 박현주 작가의 유작 고별전이 전시되어 그 의미가 더욱 깊을 듯하다.

아름다운 섬 남해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바다와 바람과 함께 꼭 남해미술관을 들려보길 바란다. 매달 전시가 달라지니 다달이 와도 미술관을 들르는 눈길이 색다르고 또한 인근에는 남해편백휴양림과 나비생태공원이 위치하고 있어 남해관광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장 소 : 바람흔적미술관
위 치 : 경남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 내산 1981-1번지
문 의 : 055)867-8055